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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2일 유성우 기념(?) 연성입니다. <가면라이더 포제> 본편과 극장판의 스포일러와 캐릭터 붕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거실에서 불도 끄고 원고를 마감하던 토모코는 노트북을 닫고 기지개를 켰다. 거실을 밝히던 노트북의 빛이 사그라들자, 거실은 비로소 완벽하게 어두워졌다. 토모코는 발코니 쪽으로 걸어가 커튼을 걷고 들어오는 달빛을 바라봤다. 하늘이 맑아서 달도 별도 잘 보였다. 그러고 보니 오늘, 유성우가 내리는 날이랬지. 토모코는 작게 중얼거렸다. 홀린 듯 발코니 문을 열고 나간 토모코는 발코니에 있는 의자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봤다. 가끔씩 분위기라도 즐기자면서 류세이가 먼저 들여놓자 제안한 테이블과 의자였다. 차를 마시거나 술을 마실 때에도 쓰고는 했는데, 류세이가 집에 잘 들어오지 못하는 통에 의자 하나는 십중팔구 앉는 사람 없이 덩그러니 놓이곤 했다.

의자에 앉은 토모코는 빈 의자를 보다가 하늘을 올려다봤다. 왠지 오늘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하루가 거의 다 지났는데도 토모코는 기대감에 작게 흥얼거렸다. 원하는 방향은 아니어도 토모코의 감은 대부분 들어맞고는 했다. 근거도 없이 들뜰 때면 좋은 일이 일어나고는 했다. 지금이 딱 그랬다. 유성우가 내려서 그런 것일까. 유성(流星). 토모코는 작게 중얼거렸다. 그 단어는 가장 사랑하는 이름의 사람과 같았고, 그래서 토모코는 '유성'이란 단어를 들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떠올릴 수 있었다.

쌀쌀한 봄밤의 기운이 머리 위를 스쳤다. 토모코는 낮게 숨을 내쉬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람을 지키려고 싸우는 그 사람은 지금 같은 하늘을 보고 있을까. 그 사람이 보고 있을 하늘은 검은색 하늘일까, 남색 하늘일까, 그것도 아니면 해가 뜬 낮의 파란색 하늘일까, 비 내리는 회색 하늘일까. 류세이 선배. 토모코는 작게 류세이의 이름을 불렀고, 발코니 문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렸다.

"불렀어?"

토모코는 소스라치게 놀라 뒤돌았다. 발코니 문가에 류세이가 팔을 기대고 비스듬히 서 있었다. 꿈인가? 너무 보고 싶어서 헛것을 보는 건가? 토모코는 온갖 생각을 하며 눈을 비볐고, 둘 다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류세이는 그런 토모코를 보고 손등으로 입을 가렸다. 웃음을 참는 눈치였다. 토모코는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류세이의 품에 안겼다. 토모코가 갑자기 껴안자, 류세이는 잠시 비틀거리다가 웃으며 토모코를 안아주었다. 잠시 후 류세이를 떼어낸 토모코가 입을 열었다.

"연락 하시지 그러셨어요. 얼마나 놀랐다고요.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도 끓여놓을걸."

"음. 했는데? 전화도 하고 메일도 했는데, 하도 안 받아서 '아, 핸드폰 무음으로 해놓고 마감하는구나.' 했지."

아차. 토모코는 거실에 놓인 핸드폰을 바라봤다. 마감할 때는 핸드폰 소리 설정을 무음으로 해놨다. 어쩔 때는 노트북에 연결된 인터넷도 끊고는 했다. 토모코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류세이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전화도 메일도 안 받으니 얼마나 놀랐을까. 안 그래도 토모코 일이라면 그게 뭐든 발 벗고 나서는 류세이였다. 이따금 과보호라고 느낄 정도로 신경을 쓰기도 했다. 토모코는 류세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몇 달 전에 만났을 때보다 수척해진 것 같았다. 오랜 비행에 지친 탓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토모코는 류세이의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류세이 선배."

"쉿. 또 내 걱정하는 거지?"

"말 안 해도 알아요?"

"그럼. 다는 아니지만."

그러면서 류세이는 토모코의 머리를 느리게 쓰다듬었다. 토모코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손길인지. 그렇게 짧은 인사를 나눈 둘은 의자에 마주 앉아 말없이 미소지었다.

"아, 류세이 선배. 그거 아세요. 오늘 유성우가 내리는 날이래요."

"그래? ……전혀 몰랐는데. 운명적인 날이네."

류세이는 턱을 괴면서 나른하게 웃었다. 토모코는 류세이의 미소를 바라보다가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눈길이 닿은 곳에서 별이 긴 직선을 그리며 떨어져내렸다. 아, 별똥별이다. 별똥별이 류세이도 떨어진 것을 보았는지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토모코는 들뜬 류세이의 얼굴을 흘끔 보고는 소리 없이 웃다가 류세이에게 내기를 걸었다. 한 시간 내에 누가 더 많이 유성을 찾는지 말이다.

"소원 내기 같은 거야?"

"글쎄요.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

"좋아. 내가 더 많이 찾을 테니까 긴장해."

류세이는 팔까지 걷어붙였다. 토모코는 피식 웃으면서도 류세이에게 이기기 위해 하늘을 열심히 응시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유성 찾기 내기의 승자는 토모코였다. 생각보다는 훨씬 적게 떨어졌지만 그래도 평소보다는 많이 볼 수 있어서 기뻤다. 가장 기쁜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볼 수 있다는 점이었지만 말이다. 토모코는 입을 가리며 웃었다.

"역시 토모코는 못 이기겠어."

"그걸 이제야 아셨어요?"

"아니. 이제야 안 건 아니고, 꽤 오래됐는데. 그래서, 소원은 뭐야?"

류세이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는 팔꿈치를 무릎에 대고 중심을 잡았다. 토모코는 눈을 깜빡이다가 소리 내어 웃어버리고 말았다. 왜 웃느냐는 듯 류세이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토모코는 의자를 끌어 무릎이 맞닿을 정도로 다가가 류세이의 손을 잡았다.

"류세이 선배의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게 제 소원이에요."

"……뭐?"

류세이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내 류세이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래. 그렇구나. 홀로 이해한 듯 중얼거리던 류세이는 소원을 토모코에게도 나누어주려는 양 토모코의 손을 잡았다.

"이루어질 거야. 토모코가 바라는 거니까, 분명."

"그런가요. ……고마워요."

결국에는 당신이. 당신이 소원을 들어주는 거라고. 토모코는 마음속으로 말했다. 별 조각에서, 사랑하는 사람으로. 두 사람은 수줍게 웃으면서 서로의 손을 통해 온기를 나눴다. 그러는 동안에도 유성 하나가 둘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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